[사진=AI 챗지피티(ChatGPT)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뇌수술(개두술) 후 발생한 머리뼈 함몰 결손을 휴젤의 히알루론산(HA) 필러로 재건해 2년 반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했다는 임상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용 성형에 주로 쓰이던 필러 제제를 신경외과 수술 후 발생한 두개골 변형 치료에 적용한 사례다.
유앤정피부과의원 정운경 원장이 주도한 연구진은 파열성 뇌동맥류 결찰을 위한 익상 개두술 후 좌측 전측두부 함몰이 발생한 환자에게 휴젤의 '더채움 프리미엄 No.3(The Chaeum Premium No.3)'를 주입해 이러한 장기 지속 효과를 확인했다.
해당 환자는 수술을 받은 지 47개월이 지난 시점에 병원을 찾았다. 20년 이상 전신홍반루푸스(SLE)를 앓아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를 장기 복용 중인 상태로, 면역 저하로 인해 전신마취나 추가적인 외과 수술에 따르는 감염 위험이 높은 조건이었다.
장기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환자의 경우 2차 침습 수술 시 감염 위험이 큰데, 이번 시술은 전신마취나 수술실 입원 없이 외래 진료실에서 국소마취 하에 진행했다.
익상 개두술은 뇌혈관 및 종양 수술에 흔히 쓰이지만, 수술 환자의 87~100%에서 측두부 함몰이 동반된다. 두개골 절삭에 따른 골 결손과 함께 측두근 박리·견인으로 인한 근위축, 피하지방층 괴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외형상 뚜렷한 단차가 형성된다.
그동안 이러한 결손을 교정하기 위해서는 자가지방이식이나 인공 보형물 삽입 등 2차 수술이 주로 활용됐다. 그러나 전신마취가 필요하고, 공여부 손상, 이식 지방의 불규칙한 흡수, 보형물 감염 및 돌출 위험 등이 한계로 지적됐다.
이에 연구진은 비침습적 재건을 위해 휴젤의 모노파직(monophasic) 히알루론산 필러인 더채움 프리미엄 No.3를 활용했다. 이 제품은 히알루론산 농도 20mg/mL에 국소마취제 리도카인 0.3%가 포함돼 있으며, 힘을 받았을 때 원래 모양으로 돌아가려는 탄성의 정도인 저장 탄성률(G′)이 약 300Pa 수준으로 형태 유지력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시술은 단 1회 세션으로 진행했으며 총 6.6mL의 제제를 주입했다. 환자가 뇌동맥류 발병 1년 전에 촬영해 둔 안면 사진을 대조군으로 삼아, 단순 체적 확장이 아닌 질환 이전 본래의 두개골 윤곽을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수술로 인해 혈관과 근막 구조가 변형된 점을 고려해 특화된 주입 기법을 적용했다. 연구진은 함몰 결손 부위를 따라 23게이지 바늘로 얕은 천자점 5개를 만든 뒤, 동일한 구경의 23게이지 둔침(블런트) 캐뉼라를 수직으로 진입시켰다.
캐뉼라를 피하층에 위치시킨 후 상방으로 들어 올려 피부를 거상하는 방식으로 결손 상부에 주입 공간을 먼저 확보했다. 이어 확보된 공간에 필러를 저압으로 주입하고, 피부가 주변 윤곽에 도달하는 시점에서 주입을 멈춘 뒤 부드러운 몰딩 마사지를 시행했다.
이 같은 방식은 혈관 천자 가능성을 줄이고, 캐뉼라가 뼈 결손부를 통과해 두개강 내부나 경막을 자극할 위험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다. 깊은 조직 박리 없이 피하층에 한정한 주입 방식으로 압력을 낮게 유지해 혈관 내 유입 위험도 차단했다.
환자의 HA 필러 치료 전·후 두개골 함몰 상태. 동맥류 파열 1년 전(왼쪽 A) 및 익상 개두술 후 47개월 경과 시점(왼쪽 B)과 휴젤 '더채움' 시술 3개월(오른쪽 A) 및 31개월 시점(오른쪽 B) [사진=JAAD Case Reports 갈무리]연구진이 시술 후 31개월 동안 추적 관찰을 진행한 결과, 환자는 추가 재시술 없이 전측두부 함몰이 교정된 상태를 유지했다. 이마 곡면과 측두부 윤곽의 대칭성 역시 발병 전 사진과 유사한 수준으로 지속됐다.
추적 기간 지연성 결절, 염증, 이물 반응, 필러 이동 등의 이상 반응은 발생하지 않았다. 전반적 미용 개선 척도(GAIS) 평가에서도 최상위 등급인 '매우 크게 개선됨(Very much improved)'을 기록했다.
시술의 가역성도 안전 요인으로 꼽혔다. 히알루론산 필러는 이상 반응이 발생하더라도 히알루로니다아제 효소를 주입해 물질을 분해할 수 있어 비가역적인 보형물이나 지방이식에 비해 대처가 쉽다.
이번 연구는 전신마취와 외과 재건술의 부담이 큰 만성 질환자에게 외래 진료 환경에서 시행 가능한 최소침습적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용 시술에 주로 활용되던 히알루론산 필러를 수술 후 발생한 두개골 결손 재건에 적용해 연조직 복원을 통한 구조적 치료 영역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HA 필러가 신경외과 수술 후 환자에게 진정한 재건 목적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특히 루푸스로 인해 만성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및 면역억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게 전신마취나 영상 검사, 수술실 없이 단 1회의 외래 방문만으로 교정을 마칠 수 있다는 점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이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피부과학회(AAD) 공식 학술지 'JAAD 케이스 리포트(JAAD Case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