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Report] (사진=AI ChatGPT 제작)[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국내 의료계에서 암 치료 반응 예측과 고난도 수술, 의료기기 표면기술, 임신 전 건강관리 등 다양한 연구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RAD51D 변이가 있는 유방암은 공격적인 특성을 보이지만 수술 전 항암치료에는 높은 반응을 보였고, 진행성 간암에서는 간동맥주입항암치료가 표적치료제보다 우수한 종양조절 효과를 나타냈다. 요관 스텐트의 세균·결석 침착을 줄이는 자가 재생 윤활 기술과 축소포트 로봇 췌십이지장절제술의 임상 성적도 공개됐다. 오늘의 주요 의료계 뉴스를 정리했다. <편집자 주>
RAD51D 변이 유방암, 공격적이지만 항암치료에는 더 잘 반응
유방암 관련 유전자 'RAD51D' 변이가 암의 공격성과 수술 전 항암치료 반응을 동시에 예측하는 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이 확인됐다. 연세암병원 암예방센터 조성연 연구원과 유방외과 박형석 교수, 종양내과 박지수 교수 연구팀은 RAD51D 변이 유방암이 삼중음성 유방암 비율과 증식 지표가 높은 반면 선행항암화학요법에는 높은 반응을 보였다고 27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Molecular Therapy – Onc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연세암병원에 등록된 유방암 환자 가운데 RAD51D 변이 환자 14명과 변이가 없는 환자 1446명을 비교했다. 변이군에서는 삼중음성 유방암 비율이 50%로 비변이군의 20.5%보다 높았으며, 71.4%에서 암세포 증식 지표인 Ki67이 높게 발현됐다.
반면 수술 전 선행화학요법을 받은 환자에서는 RAD51D 변이군의 병리학적 완전관해율이 66.7%로 비변이군의 30.5%보다 높았다. 세포실험에서도 RAD51D 기능을 떨어뜨린 유방암 세포는 시스플라틴 등 DNA 손상 항암제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연구팀은 RAD51D 변이가 BRCA1·BRCA2 변이가 없는 환자에서도 플래티넘 계열 항암제 등 유전자 기반 치료전략을 고려할 수 있는 단서가 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진행성 간암 2차 치료, HAIC가 표적치료제보다 종양조절 우수
1차 표준치료인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이후에도 종양이 진행한 간세포암 환자에서 간동맥주입항암치료(HAIC)가 경구 표적항암제보다 높은 종양반응과 무진행기간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 연구팀은 2022년 3월부터 2025년 8월까지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4개 병원에서 치료받은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 90명을 후향적으로 분석했다. 51명은 HAIC를, 39명은 티로신키나제억제제 치료를 받았다. HAIC는 카테터를 간동맥에 연결해 항암제를 간 종양에 집중적으로 전달하는 치료법이다.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가 간동맥 주입 화학요법 시행 후의 치료 반응 영상]
바르셀로나 간암 병기(BCLC stage) C에 해당하는 진행성 간암을 앓고 있는 68세 남성
(A) 복부 MRI 검사결과 우측 간엽을 침범하는 거대 침윤성 간세포암이 관찰되며, 좌측 문맥 종양 혈전(화살표)이 확인됐다.
(B) 간동맥 혈관조영술 영상에서 삽입된 포트-카테터 시스템을 통해 간 전체로 혈류가 공급되는 것이 확인되며, 간 외 동맥으로의 혈류 유입 소견은 없었다.
(C) 8회의 간동맥 주입 화학요법 시행 후 MRI 검사결과 우측 간엽의 침윤성 종양이 현저히 축소되었고, 문맥 종양 혈전은 완전히 소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연세암병원 및 연세대학교 의료원 제공]분석 결과 객관적반응률은 HAIC군 35.3%, 표적항암제군 5.1%로 약 6.9배 차이를 보였다. 질병조절률도 각각 66.7%, 25.6%였다. 여러 임상적 요인을 보정한 뒤 무진행기간은 HAIC군 7.1개월, 표적항암제군 3.4개월로 나타났다. HAIC군에는 간 내 종양 범위가 넓거나 간문맥 침범이 있는 고위험 환자가 더 많았지만 종양조절 효과는 우수했고 중증 이상반응과 치료 중단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연구팀은 다만 HAIC가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우월하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간에 병변이 집중돼 있거나 혈관 침범이 있는 환자에서는 HAIC가 유리할 수 있지만, 다른 장기로 전이가 있는 경우에는 전신 표적치료가 더 적합할 수 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Radiology' 8월호에 게재됐다.
손상돼도 스스로 미끄러워진다…요관 스텐트 결석 침착 억제
체내에서 마찰로 표면 윤활층이 손상돼도 내부에 저장된 윤활제가 다시 표면으로 이동해 기능을 복원하는 차세대 요관 스텐트 기술이 개발됐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구교철 교수와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 서정목 교수 연구팀은 자가 재생 윤활 요관 스텐트 '플루이드(FLUID, Friction-Lowering Urinary Interface for Defense against Encrustation)'를 개발했다. 요관 스텐트는 소변 배출로가 막힌 환자에게 삽입하지만 장기간 유치할 경우 세균과 단백질, 칼슘·마그네슘 등이 표면에 달라붙어 결석을 형성하는 문제가 있다.
(왼쪽부터) 강남세브란스병원 구교철 교수, 연세대학교 서정목 교수, 조예진 연구원, 이연택 연구원. [사진=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연구팀은 의료용 열가소성 폴리우레탄 내부에 미세한 구멍을 만들고 윤활제를 저장하도록 설계했다. 표면이 손상되면 내부 윤활제가 흘러나와 새로운 미끄러운 층을 형성한다. 플루이드 스텐트는 기존 상용제품보다 표면 마찰을 약 2배 줄였고, 비코팅 스텐트 대비 초기 세균 부착을 94% 이상 억제했다. 칼슘과 마그네슘을 기반으로 한 결석 형성도 감소했다.
돼지 전임상 모델에서는 8주 동안 스텐트 개통성이 유지됐으며 결석 침착과 주변 조직 염증도 감소했다. 연구팀은 의료기기 전문기업 링크솔루텍과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요도 카테터 등 장기 유치형 의료기기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연구 결과는 'Materials Today Bio'에 게재됐다.
로봇 췌십이지장절제술, 포트 줄이니 수술시간 123분 단축
고난도 로봇 췌십이지장절제술에서 카메라와 보조수술자의 작업통로를 하나의 절개창으로 통합한 '축소포트' 방식이 기존 로봇수술보다 수술시간과 출혈량을 줄이면서 안전성은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이보람 교수는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췌십이지장절제술을 받은 환자 362명을 대상으로 축소포트 로봇수술, 기존 로봇수술, 복강경수술의 성적을 비교했다. 기존 로봇수술은 집도의용 로봇팔 3개, 보조자용 절개창, 카메라 포트 등 총 5개 포트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배꼽 아래 약 2.5cm 절개창 하나를 카메라와 보조자의 공용 통로로 활용하도록 수술법을 바꿨다.
축소포트 로봇수술군의 평균 수술시간은 420.5분으로 기존 로봇수술군 543.6분보다 123.1분 짧았다. 평균 출혈량도 326.6mL로 기존 로봇수술군 401.1mL보다 적었다. 반면 누공 발생률, 중증 합병증, 재원기간 등 안전성과 회복 지표는 기존 로봇수술 및 복강경수술과 유사했다.
췌십이지장절제술 포트 배치 비교. 축소포트는 카메라와 보조수술자가 통합 글러브 포트를 이용한다.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연구팀은 별도 장비를 추가하지 않고 포트 배치와 수술 흐름을 바꿔 로봇팔과 보조수술자 간 간섭을 줄였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게재됐다.
임신 준비 여성 10명 중 6명 이상 엽산 안 먹는다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 4만2730명을 분석한 결과 엽산을 복용하고 있는 여성은 35.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진 여성에서는 엽산 복용 가능성이 높았지만 흡연·음주, 우울 증상, 불면증 등이 있는 여성에서는 낮았다.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은 식사를 통한 엽산 섭취와 함께 필요한 경우 엽산 보충제를 활용하는 등 임신 전부터 엽산 섭취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사진=일산백병원 제공]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 연구팀은 2017년 1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서울시 임신 전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한 20~45세 여성 4만2730명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1만5003명만 엽산을 복용하고 있었으며 64.9%인 2만7727명은 복용하지 않았다. 국내 복용률은 일본 20.5%, 호주 23%보다는 높았지만 네덜란드 51%, 캐나다 58%보다는 낮았다.
과거 자연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엽산 복용 가능성이 3.55배 높았고, 인공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도 1.43배 높았다. 35세 이상 여성은 35세 미만보다 1.42배, 주 1회 이상 운동하는 여성은 1.18배 높았다. 반면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26%, 음주 여성은 비음주 여성보다 24% 낮았다. 우울 증상과 불면증이 있는 여성에서도 각각 14%, 8% 낮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엽산 복용 여부가 단순한 영양제 복용을 넘어 임신 전 건강관리 참여도를 보여주는 대리지표가 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임신을 시도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임신 12주까지 매일 엽산 400㎍을 복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Women's Health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단신> 질병관리청·국립중앙의료원, 손상·응급의료 데이터 연계한다
질병관리청과 국립중앙의료원이 손상 및 응급의료 데이터를 연계·활용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27일 체결했다. 질병관리청의 손상조사 자료와 국립중앙의료원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을 결합해 손상 발생부터 응급진료와 치료 과정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양 기관은 통합데이터 구축을 위한 자료 제공과 공유, 손상·건강위해·응급의료 통계 생산, 국가 종합 응급의료 통계와 국가손상종합통계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단신> 건보공단, 국가품질혁신경진대회 8년 연속 대통령 메달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26년도 국가품질혁신경진대회에서 금상 1개와 은상 2개 등 대통령 메달 3개를 수상했다. 공단은 2019년부터 매년 이 대회에 참가해 올해까지 8년 연속 수상 기록을 이어갔다.
대구경북지역본부 'NHIS-High Q'가 건강보험 서비스 개선으로 서비스 부문 금상을 받았고, 부산북부지사 '장기요양 CAD'와 광주전라제주지역본부 '헬스AI즈'가 각각 CoP 부문과 자유형식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