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경찰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Asports뉴스] 이진경 기자 = 홍명보(57)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둘러싼 경찰 수사가 전력강화위원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대표팀 사령탑 인선 초기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제시 마시(53) 캐나다 대표팀 감독의 협상 결렬 경위도 다시 수사 쟁점에 올랐다.
경찰 당국에 따르면 지난 9일 박주호(39) 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감독 추천 과정과 선임 절차 전반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감독들이 최종 후보군에서 제외된 배경도 주요 질의 대상이었다.
◇마시 1순위 기류, 왜 사라졌나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새 대표팀 감독 선임 초기 마시 감독을 1순위 후보로 두고 협상을 진행했다. 협회 수뇌부가 유럽 현지에서 마시 감독을 직접 만났고, 세부 조건 조율만 남았다는 관측도 있었다.
전력강화위원회 내부 평가도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마시 감독은 전술 색채가 뚜렷하고, 압박 축구와 빠른 전환을 대표하는 지도자로 평가받았다. 대표팀에 새 에너지를 넣을 수 있는 후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협상은 세금과 연봉 문제를 이유로 급격히 멈췄다. 협회는 국내 세법상 외국인 거주자에게 발생하는 세금 부담이 크고, 전체 비용이 예산 범위를 초과한다는 취지로 협상 결렬을 설명했다.
이후 마시 감독은 캐나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한국 전력강화위원회 논의는 국내파 감독 쪽으로 빠르게 기울었다.
◇박주호 진술, 최종 단계 공백 드러내나
경찰 수사에서 중요한 부분은 협상 결렬 명분의 실체다. 박주호 전 위원은 참고인 조사에서 홍명보 전 감독이 선임되는 최종 과정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인 후보 배제와 국내 감독 낙점 사이에 어떤 의사결정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세금과 연봉 문제가 실제로 협상 결렬의 결정적 원인이었는지, 전력강화위원들에게 충분한 자료와 설명이 제공됐는지도 확인 대상이다.
감독 선임은 단순 후보 선호 문제가 아니다. 협회 내부 규정과 위원회 절차, 예산 집행 논리, 최종 결정 권한이 모두 연결된다. 전력강화위원이 최종 단계에서 충분한 정보를 받지 못했다면 위원회 운영의 실질성 자체가 흔들린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북중미 월드컵 고지대 훈련 중인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진=KFA
◇배임 혐의와 비용 비교 쟁점
시민단체가 제기한 업무상 배임 혐의도 같은 선상에 있다. 외국인 유력 후보를 재정 부담 때문에 포기했다면, 이후 선임한 감독의 총비용과 계약 조건 역시 비교 대상이 된다.
만약 마시 감독과 협상 과정에서 제시된 비용이 실제보다 과장됐거나, 전력강화위원들에게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채 배제 명분으로 사용됐다면 논란은 더 커진다. 반대로 홍 전 감독 선임에 유사하거나 더 큰 비용이 투입됐다면 협회 예산 판단의 합리성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경찰은 전력강화위원 전원을 차례로 조사할 방침이다. 위원별 진술이 모이면 당시 회의 내용, 후보 평가, 협상 보고 방식, 최종 후보군 구성 과정이 더 구체적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감독 선임의 기록이 필요하다
홍명보 전 감독 선임 논란은 월드컵 실패 뒤 다시 불붙었다. 성적 부진만 문제가 아니었다. 출발 단계부터 절차가 공정했는지, 전력강화위원회가 실질적 권한을 가졌는지, 특정 후보를 위한 길이 사전에 열렸는지가 계속 제기됐다.
마시 감독 협상 결렬은 그 의혹의 출발점에 가깝다. 외국인 후보군이 빠진 뒤 국내 감독으로 무게가 옮겨갔고, 결국 홍 전 감독 선임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경찰 수사는 마시 감독 배제 과정이 투명했는지, 세금·연봉 문제가 실제 협상 결렬 사유였는지, 전력강화위원들이 같은 정보를 공유했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다.
한국축구는 감독 선임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과정의 기록을 남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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