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ENA '악인전기']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ENA '악인전기']

겉으로 멀쩡해 보였던 대리운전기사가 사실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인 운전면허 취소 수준이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대리운전 불렀는데 대리기사가 음주운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오전 4시쯤 친구 집에서 술을 한잔한 뒤 대리기사를 불렀다"며 말문을 열었다.

곧 대리기사 B씨가 도착했고 A씨는 조수석에 앉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집으로 가던 중 B씨는 A씨에게 "차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 "이 좋은 차를 왜 이렇게 관리했냐?" 등 비속어를 섞으며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A씨는 욱하는 마음에 "그쪽한테 잔소리 들으려고 부른 거 아니다", "운전이나 똑바로 해라"고 말했다.

이에 B씨는 도로에 차를 갑자기 세우더니 A씨에게 차에서 내리라고 했다.

차에서 내린 두 사람의 갈등은 결국 경찰이 도착하고 나서야 끝이 났다.

A씨는 B씨에게 "대리비를 드릴 테니 주차 칸에 주차만 해주면 더 이상 긴 말 없이 집으로 가겠다"라고 말했다.

B씨는 순순히 A씨의 차를 주차하려는 가 싶더니 갑자기 그대로 일방통행 오르막 길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란 경찰은 바로 순찰차를 타고 쫓아갔다.

A씨는 경찰에게 "저분 술 먹은 거 아니면 약 먹은 것 같다"며 음주측정을 요청했다.

끝내 B씨는 경찰에 붙잡혔고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217인 운전면허 취소 수준으로 나타났다.

B씨는 음주운전 현행범으로 그 자리에서 바로 체포됐다.

진짜 문제는 사건이 발생한 지 2시간 뒤에 일어났다.

B씨는 잠을 자고 있던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남의 인생 망쳐놓고 잠이 오냐. 너희 집 앞에 찾아가서 차도 다 부수겠다'며 욕설을 했다.

심지어 A씨의 목숨을 위협하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집 앞 주차장에 가본 A씨는 "실제로 차량 사이드미러와 방향지시등 레버 등이 훼손돼 있었고 일회용 렌즈, 화장품, 하이패스 단말기, 운동화, 블랙박스 등이 모두 바닥에 내동댕이쳐져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B씨는 재물손괴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신용불량자로 개인 회생 중이었고 이전 이미 음주 전과가 있는 상태로 밝혀졌다.

경찰은 'B씨가 변제 능력이 없을 것 같다'며 보상을 받으려면 대리기사 업체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리기사 업체는 '본인들 소속 기사가 아니라'며 'B씨가 소속된 업체에 전화해도 보상을 못 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A씨는 "배차해 준 업체도 잘못이 있지 않느냐. 정말 민사말곤 답이 없냐"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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