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포커스] 이동경 대신 군대 갈 사람 모집합니다 (0/547)
입력 : 2024.04.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몇 분 뒤 논산훈련소 입소식을 진행할 이동경(26)의 맹활약에 울산 HD FC(이하 울산) 팬들은 눈물만 흐른다.

울산은 27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 2024 하나은행 K리그1 9라운드 홈경기에서 3-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입대를 하루 앞둔 '민머리' 이동경은 1골 1도움을 올리며 승리의 선봉장으로 거듭났다.

이동경은 후반 19분 주민규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은 뒤 깔끔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는가 하면 후반 35분 엄원상의 리그 2경기 연속골을 어시스트했다. 뿐만 아니라 경기 내내 믿기지 않는 그라운드 장악력으로 관중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본래 홍명보 울산 감독은 2023/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끝으로 이동경에게 '입대 전 휴가'를 명했다. 홍 감독의 생각과 달리 이동경은 마지막까지 울산을 위해 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고, 이에 두 손을 든 것이다.

그렇게 이동경은 자신의 마지막 순간에 결승골을 터뜨리며 울산 팬들에게 잊지 못할 선물을 안겼다.


'울산의 왼발' 이동경은 울산 유소년팀 현대중, 현대고를 졸업한 '성골 유스'다. 고교 졸업 후 우선지명을 받고 홍익대에 입학했고, 2학년을 마친 뒤 울산의 부름을 받았다.

2019년 FC안양 임대를 통해 예열을 마친 이동경은 2021시즌 K리그1 28경기 6골 3도움을 뽑아내며 이름을 알렸고,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라이벌 전북을 무너뜨리는 등 4강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제32회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팀에도 당당히 차출됐다.

기량을 인정받아 2022년 샬케 04를 시작으로 1년 6개월여 독일 무대를 누볐고, 지난해 여름 울산에 돌아왔다. 출전 시간 부족으로 경기 감각이 많이 떨어진 만큼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고, 커리어 첫 K리그1 우승 트로피 역시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올해는 단연 이동경의 '전성기'다. 현시점 7골 5도움을 기록하며 이미 자신의 커리어 하이(6골 3도움)를 경신했다. 마치 2005시즌 이천수를 연상케 하는 '원맨쇼'로 울산의 리그 19골 중 12골을 책임졌다.


이제 이동경은 울산의 왼발이 아닌 '국가의 왼발'이 된다. 2024년 2차 국군체육특기병에 최종 합격해 김천상무 합류가 확정됐다. 전성기를 맞은 이동경의 입대 소식에 울산 팬들은 아쉬움을 금치 못했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동경 대신 군대 갈 사람 모집한다"는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2024년 4월 29일 군 복무를 시작하는 이동경은 547일이라는 억겁의 시간이 지난 2025년 10월 28일 울산의 품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막을 수 없는 이적(?)에 울산 팬들은 이동경이 몸 건강히 군 생활을 마치고, 웃으며 돌아오길 바랄 뿐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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