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제일약품이 자사의 소염진통제 개량신약 'JLP-2004'의 제품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4일 'JLP-2004'의 임상 1상 시험 계획(IND)을 승인했다. 시험은 건강한 성인 자원자를 대상으로 'JLP-2004'의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 및 음식물이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충북대학교병원에서 실시한다.
앞서 식약처는 2023년 9월, 'JLP-2004'의 또 다른 1상 IND을 승인한 바 있다. 이번에 승인된 임상은 'JLP-2004'의 기존 적응증 혹은 용법·용량의 범위를 조금 더 넓히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JLP-2004'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로 복용 후 간 대사에 의해 약효를 가지는 물질로 전환되는 약물이다. 대원제약의 '펠루비정'(성분명: 펠루비프로펜)에 기반한 개량신약이다.
'펠루비정'은 대원제약이 지난 2008년 출시한 제품이다. 기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계열 약물(NSAIDs)의 고질적인 단점이었던 심혈관계 및 위장관계 부작용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처음에는 골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요통(허리통증)을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았으나, 2017년 해열 적응증을 추가하며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거듭났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비스트 기준, 2018년 '펠루비정'은 전년(145억 원) 대비 100억 원 정도 늘어난 240억 원의 처방매출액을 기록했다.
이에 업체들은 '펠루비정'의 특허를 공략하며 시장 진입에 나섰다. '펠루비정'은 2028년 11월 만료되는 제제 특허가 등재된 상황이었지만, 특허 심판원은 2021년 4월, 소송을 제기한 영진약품과 종근당, 휴온스의 손을 들어주면서 효력이 상실됐다. 3개 제약사는 판결 즉시 각각의 제네릭을 출시한 상황이다.
대원제약은 판결에 불복하며 항고장을 제출했지만, 1·2심에서 연이어 패소했다. 소송은 대법원까지 이어져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제네릭 시장이 완전히 개방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
제일약품은 이러한 틈새를 노리고 '펠루비정' 시장에 도전장을 건낸다. 이 회사는 'JLP-2004'의 임상 1상을 모두 마무리한 이후 곧바로 임상 3상을 진행하여 빠른 시장 진입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제네릭 시장이 제한적으로 풀렸음에도 불구하고 대원제약의 '펠루비정'은 여전히 소염진통제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펠루비정'은 2022년 412억 원, 2023년 440억 원의 수익을 거둔 반면, 경쟁 약물들의 매출은 10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제일약품이 'JLP-2004'에 대해 다양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